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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밀리터리 여섯번째 이야기(탄약사-사랑과 우정의 테마여행)
안남기 2023-11-12 추천 0 댓글 0 조회 83

사랑의 우정의 테마 여행

 

지난 주 군입대 1년이 되었지만 적응하지 못하여 아직 이등병인 친구와 가정형편으로 6년 동안 만나지 못한 친형과의 만남을 위해 23일 동안 강원도 화천과 철원으로 사랑과 우정의 테마 여행을 다녀왔다. 첫 번 째 테마는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 없는 친구의 우정을 그린 내용으로 전개된다. 친구를 자기의 생명처럼 귀하게 여긴 한 병사의 편지에서 시작되었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다음과 같은 글을 자신에게 보냈다고 생각해보자. “ 사방이 어두움으로 둘러 쌓여있어. 내 눈은 더 이상 아름다운 것을 볼 수가 없어,,, 사랑, 믿음, ...이런 것들은 이제 내 이야기가 아니구나, 나하고는 거리가 먼 이야기가 되버렸어. 난 이제 너의 좋은 친구가 아닌 짐만 되었구나. 나 같은 정신병 환자는 짐만 될 뿐이야어떤 마음이 들까?

몇 번의 정신과 치료, 휴가 미복귀로 인한 영창과 구치소, 자살을 시도할 만큼의 삶에 대한 압박감, 사람들의 비웃는 눈초리와 비아냥거림에 대한 분노에 차 있는 병사에 대하여 주위의 사람들은 저 아이가 왜 그럴까 ? ” 하지만 친구 택중이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내가 친구의 고통과 아픔을 대신할 수 없을까? 하면서 함께 아파해줄 수 없는 자신의 형편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군종목사에게 도움을 구한 것이다. 친구의 얼굴을 보면서도 지난 1년 동안 친구가 아파했던 일들을 과연 내가 온전히 그 마음을 느끼고 같이 할 수 있을까? 하며 걱정하는 택중이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메마르고 황폐한 사막과 같은 이 세대에서 오아시스와 같은 진정한 우정과 사랑이 무엇인지를 옆에서 보고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택중이는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 상욱이는 내 눈을 바라보지 못했다. 어깨는 축 쳐져 있었고 많이 좋아하면서도 미안한 기색을 하고 있었다. 내가 아직은 좀 힘든 존재일까? 아니면 부모 형제의 정과는 다른 사람의 관계에서 생기는 어쩔 수 없는 공백 때문일까? 아쉬웠다. 적어도 나에게만은 미안함을 안 느꼈으면 좋겠건만...내가 너에게 미안함을 안 느끼듯이 그리 대해주면 좋으련만...그래도 상욱이는 내 친구이자 내 존재이자 내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해주는 내 존재의 중요한 이유이다.” 택중이는 친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평가와 비판과 꾸지람이 아니라 사랑으로 이해한 것이다. 만약 이런 친구가 있었다면 나는 그렇게 사랑받는 것에 대해서 집착하지 않았을 것이다. 진정 나를 무조건 받아주고 사랑해준 친구가 있다는 것은 온 천하를 얻는 것보다 더 큰 기쁨이 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분명 상욱이는 복이 있는 사람이다. 예수님께서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에서 더 큰 사랑이 없나니하셨는데 상욱이는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친구를 소유했기 때문이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상욱이는 친구의 사랑을 조금은 느낀 것 같다. 글로써 쓴 편지가 아니라 가슴과 눈빛과 몸으로 쓴 친구의 편지를 통해서 닫혀진 마음의 문이 살짝 열려진 것 같다. 상욱이가 쓴 글이다. “ 택중이와 여기까지 와주신 목사님. 난 많은 정신과 군의관과 여러 간부들과 면담을 해보았지만 목사님께서 내 마음을 가장 잘 아시는 것 같다. 신기하고 부럽고 왠지 내 마음이 들킨 것 같아서 창피하기도 했다. 나의 억눌린 무엇인가를 잘 지적해주시고, 항시 내 편에서서 이야기를 해주셨다. 나같이 어리석은 녀석에게 이렇게까지 해주시다니...너무 고마웠다. 나같이 약하고 어리석은 놈에게..., 난 항상 이런 말을 하고 싶었다.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인지(상욱이는 천주교신자임)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에게 해준 것이 나에게 해준 것이라는 말씀, 목사님에게 이 말을 하고 싶었다. 그리고 택중이를 만나서 너무 좋았다. 이렇게 보면 난 정말 축복받은 사람인 것 같다. 아직은 내 자신을 사랑할 수 있을지...그리고 다른 이들을 사랑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조금은 노력해야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슬픔, 안개 마음속의 응어리를 다 토해내고 싶다.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고 두렵기도 하고 불안하다. 노력한다는 말조차도 힘들다. 하지만 내 주의의 사람들 날 위해 애써주는 분들에게 아주 조금이라도 보답하고 싶다.” 그러나 상욱이에게 아직은 깨뜨려야 할 마음의 벽이 두꺼운 것 같다. 그 벽에서 나올 수 있는 것은 진정한 사랑밖에 없다. 주님은온전한 사랑이 두려움을 내어 쫓는다고 하셨다. 앞으로 진정한 사랑을 볼 수 있는 기회들이 더 많이 생기기를 소망한다.

너무 착한 상욱이였기에 다른 사람의 무거운 짐까지 짊어져 너무 힘들고 지친 삶을 살아왔던 것이다. 지금의 상태는 도저히 혼자 내려 놓기에는 너무 지쳐있고 힘든 상태이다. 손을 올릴 수 있는 힘도 잃어버린 것이다. 그러나 분명히 확신하는 것은 주님의 사랑의 편지인 친구 택중이를 통해서 손을 잡아주고 연약한 무릎을 세워주면서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져주시는 주님의 어깨에 모든 인생의 짐을 맡겨드린다면 상욱이는 다시금 일어설 수 있을 것이다. 새 생명이 기운이 깃든 화려한 봄날의 햇살처럼 상욱이가 기지개를 피고 새롭게 돋아나기를 소망하며 기도한다. 상욱이의 편지가 기다려진다.

 

두 번 째 테마는 6년동안 그리움과 아쉬움의 감정을 안고 살아왔던 형제와의 만남이다. 동생 이영희는 햄버거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있다. 어느 날 저녁 10시 쯤 햄버거가게에서 즐겁게 먹었지만 먼저 집에 들어가 있어라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떠난 엄마, 나쁜 성적표를 애써 감춰주시던 엄마, 저녁이면 같이 시장을 보러 다니던 엄마, 아침마다 응석 받아주시던 엄마가 그날 내 곁을 떠난 것이다. 엄마의 떠난 후 마치 축구장에서 퇴장을 외치는 심판과 같이 빨간 딱지를 이곳 저곳에 붙이고 사라지는 사람들...그 날 이후로 그 집에 돌아올 수 없었던 시간들...어느 날 아버지는 형과 동생을 불러놓고 이제 죽을 각오로 살아야 한다고 하셨다 한다. 중학교 생활 새벽 4시에 일어나서 도시락을 싸주시는 아버지, 라면을 먹고 새벽430분에 세 시간이 걸리는 등교 길은 정말 힘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열심히 공부해서 성공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이런 상황가운데에서 공부는 아이들에게 너무 힘든 강요로 느껴지게 된 것이다. 형과 동생의 성적표를 보시며 비관하시며 위험한 생각도 했었지만 희망의 끈을 놓치 않으신 것이다. 휴 다행이다. 아버지가 포기하셨다면... 형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의 강요에 못이겨 그만 집을 뛰쳐나가버렸다. 그 후로 5-6년이 지난 후 형은 군에 입대를 하게 되었고 현재 상병으로 근무하고 있다. 영희와의 만남은 순회상담 시간에 시작되었다. 자신의 인생이야기를 드라마로 만든다면 어떤 제목으로 할까? 하는 질문에 영희는 나홀로 집에라는 제목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감정을 애써 감춰온 삶을 살았기 때문에 말하기 어렵다고 하였지만, 영희는 자신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친구들 앞에서 편안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영희 안에 있는 그리움, 슬픔의 감정을 읽어보고자 했다. 어느 날 갑자기 사랑해주던 엄마가 떠난 당황스러움, 아버지의 지나친 기대와 때로 강요에 눌린 답답함, 그리고 이런 상황가운데에서 자신과 함께 있어주기를 바랬지만 자신을 혼자 두고 떠나버린 형에 대한 아쉬움, 그러면서도 함께 있어주기를 바라는 동생의 마음, 이러한 감정을 억누르며 혼자 담당해야 했던 청소년기의 힘든 시간들을 함께 느껴보고자 했던 것이다. 나는 영희의 인생이야기를 들으면서 영희가 주인공이 되어서 써 나아가야 할 이야기에 조연이 되고 싶었다. 지금 내게 주어진 군복 입은 목사로서의 역할과 직책, 이것은 또한 내 이야기를 써나가는 데 있어서 중요한 테마가 되고 있다.나는 가슴앓이를 하는 형제들에게 참 사랑을 보여주고 인생의 진정한 주인공 되시는 하나님을 느끼게 하는데 사용되는 사랑의 편지요 사랑의 선물이 되고 싶은 것이다. 영희는 나와 형과의 대화를 마친 후에 다음과 같은 글을 보내왔다. “ 제 인생에서 두 번 다시 올 수 없는 가치있고 중요한 선물을 목사님이 주셨고, 앞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 닥칠 수 있는 문제를 쉽게 풀 수 있는 참고서를 주셨습니다. 이점 두손 모아 감사드립니다. 이제 그 어떤 힘든 상황이 와도 즐길 수 있을 것 같고, 가슴 앓으며 지내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가슴 속에 앓던 기억들을 하나 둘 씩 다른 기억들로 채워가며 추억도 먼 훗날에 정말 행복했던 시간이었다고 되새길 수 있을 것입니다. 짐작은 했었지만 확신하지 못했던 형의 마음을 오늘 기회로 와닿을 수 있었고 뜨거운 형제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중략)” 형에게 동생은 정말 듣고 싶었던 한마디의 말을 들을 수 있었다. 무엇이었을까? “미안하다는 말이었다. 형으로서 너와 함께 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미안함이었다. 형도 많이 힘들어하고 방황했었다. 그리고 사랑하는 어머니와 애인에게 버림받음의 아픔을 안고 있었다. 하지만 형은 힘이 있었다. 어머니가 자신을 두고 떠난 것에 대한 풀지 못한 분노와 아버지의 무서운 폭력 앞에서 떨고 있는 두려움이 남아 있었지만, 어린 시절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주었던 따듯한 엄마의 품에 대한 기억이 이 두 형제가 버티어 나올 수 있는 힘이 된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들은 주님의 사랑의 품 속에 안긴 축복을 받은 것이다. 형은 군에 와서 교회를 나가면서 현재 성가대를 하고 있었고, 동생은 고등학교 시절에 교회를 다니면서 주님을 믿고 의지하면서 사람이 주지 못하는 하나님의 사랑을 깨달은 것이다. 비록 어머니는 알 수 없는 곳에 멀리 떠나있지만 하나님께서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 하신 이스라엘 집의 남은 모든 자여 나를 들을찌어다 배에서 남으로부터 내게 안겼고 태에서 남으로부터 내게 품기운 너희여 너희가 노년에 이르기까지 내가 그리하겠고 백발이 되기까지 내가 너희를 품을 것이요 내가 지었은즉 안을 것이요 품을 것이요 구하여 내리라는 말씀을 붙잡고 참 사랑 속에 행복하게 남은 인생이야기를 써 나가기를 기대해본다. 이 두 형제는 엄마에 대한 자신들을 두고 떠난 엄마에 대한 미움과 원망이 있겠지만 아마도 엄마 품에 안겨 마음껏 울고 싶을 것이다. 그렇다. 마음껏 울어야 한다. 슬퍼해야 하는 것도 사람의 권리이다. 하지만 이 두 형제에게 거는 목사의 마음은 엄마의 품보다 더 넓고 따듯한 주님의 품 속에 안겨 참 평안함을 얻게 되는 것이다. 참 사랑을 받은 기쁨으로 환한 미소가 띤 두 형제의 얼굴을 그려본다. 행복한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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