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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밀리터리 다섯 번째 이야기(수방사 방공단 이야기-안아주기)
안남기 2023-11-04 추천 0 댓글 0 조회 86

    군대목회를 하면서 병사들이 겪는 번민을 피부로 느끼면서 이들에게 종교와 어떤 신념 이상의 무엇을 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청년기에 발달되어야 할 친밀감의 경험이었다. 어느 날 나의 군종 사역 가운데 안아주기라는 너무 소중한 사랑의 표현을 깨닫게 되었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부대는 서울 하늘을 지키는 부대이다. 수십 여 곳에 흩어져 있는 장병들을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만나기란 시간적으로 제한 되어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이들과 첫 번째 만남을 가슴으로 만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다. 매주 10여명의 장병들이 자대 배치를 받아 대기하는 기간에 첫 만남이 이루어진다. 먼저 장병들을 앞으로 다 나오게 하여 이제까지 그 누구에게도 하기 힘들었던 마음속 이야기를 듣는다. 다음과 같은 몇 가지의 질문을 한다. 첫째, 다른 사람은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그렇다면 나는 나를 어떤 사람이라 생각하고 있는가 ? 둘째,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은 언제인가? 셋째, 가장 슬펐던 시간은 언제였고 그 때의 느낌은 어떠하였는가? 넷째, 다른 사람이 알지 못하는 나만의 두려움은 무엇인가? 다섯 째, 아버지 하면 생각나는 것과 아버지 앞에 있다면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를 한사람씩 발표하게 한다. 짧은 대화와 발표의 내용이지만 이러한 이야기를 진지하게 해본 경험이 없는 장병들이 대부분이다. 발표의 내용을 듣다보면 역기능적인 가정환경으로 인해 형성된 낮은 자존감과 열등감, 두려움, 불안, 내재된 분노 등 해결되어야 할 정신적 문제를 가진 장병들을 보게 된다. 누군가에게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관계가 형성이 안되었던 것이다. 이들에게 나의 속 마음을 누군가에게 보이고 싶다는 갈증이 있었다. 정말 나 자신의 모든 깊은 비밀과 나의 내면의 세계를 깊이 열어 보여줄 수 있을 만큼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하는 강력한 욕구가 있었던 것이다.

 

발표가 끝난 후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문구가 쓰여진 작은 손수건과 볼펜, 메모지, 그리고 장병들에게 제일 친밀한 간식인 초코파이, 그리고 목사의 명함이 담긴 선물을 주면서 한 사람씩 안아주고 있다. 그리고 목사에게 아버지에게 하고 싶은 말을 귓속말로 하게 한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아버지 감사합니다. 아버지 죄송합니다. 아버지 건강하십시오.”라는 말을 장병들이 때로 눈물과 함께 고백한다. 참으로 마음이 따듯해지는 시간이다. 안아준다는 것은 우리가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완전한 방법이라 믿고 있다. 안아준다는 것은 누군가를 인정한다는 것이고, 있는 그대로의 너를 인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안아주는 것은 세상 어디서나 어떤 언어를 사용하던 그대로 이해되는 사랑의 표현이다. 게다가 누군가를 가만히 안아주는 데는 특별한 장비나 건전지 혹은 부품이 필요하지 않다. 먼저 우리의 팔을 벌리고 당신의 마음만 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장병들에게 안아주기가 마친 후에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소중한 존재라는 멧세지를 하고 있다. 또한 나누어준 작은 메모지 안에 마음의 편지를 짧게 기록하게 하여 다음 만남을 준비한다.

 

사실 목사인 나에게도 정말 내 말을 들어줄 대상이 필요하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해주고 받아주고 용납해주는 그런 존재 말이다. 나도 사람들의 아픔을 듣는 일에 익숙했지만 정말 내 안에 있는 연약함을 받아주고 두려워 떨고 있는 내 안에 있는 작은아이를 안아주는 그런 아버지가 더 필요하다. 젊은 병사들을 매주일 안아주고 있지만 나도 진정한 아버지에게 더욱 안기고 싶었다. 나에게 변하지 않은 용서와 사랑을 베풀 수 있는 그러한 아버지, 내 속 사람을 변함없이 환영해 줄 그 따듯한 품이 그립다. 진정한 아버지 품에 정말 따듯하게 안기고 싶다. 내 영혼이 그 분의 사랑을 갈망한다. 목마른 사슴이 시냇물을 찾는 그 갈증으로 말이다. 진정한 아버지와의 만남으로 그 갈증은 해결되리라 믿는다.

 

23년 전에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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